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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성(2004-01-09 16:04:21, Hit : 3149, Vote : 654
 민족통일의 비원

이야기 마당

민족 통일의 비원
―막 4:26-29
안 병 무




남북 가족찾기운동을 한국적십자사가 제의하고 북한에서 그것을 위한 회담을 수락한다는 소식이 오므로 700만 명의 월남 동포는 물론 전 민족이 들끓고 있다. 사람들은 가족 찾기에서 통일된 나라 찾기에도 그 환상을 비약한다. 어느 날인가 청년이 자기 세대의 비극의 상징으로 부산서 6시간 달리면 서울이 종착역 되는 것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숨막히는 세대가 반항한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던 기억이 난다. 그 청년은 이제 적어도 우리 나라 북단 신의주와 회영까지 쉬지 않고 달릴 글자 그대로의 통일호 여행 준비를 할런지도 모른다.
나도 통일될 환상에서 마음이 부풀지만 다음의 몇 가지 사실을 생각하면서 명경(明景)의 착잡한 감정에 잠긴다. 우선 남북교류 제안의 주체성과 관련된 우리의 국제적인 처지이다. 왜 미국과 중공의 해빙운동이 시작된 뒤에야 비로소 남북의 교류 문제를 운운해야만 하나? 미국과 중공과의 교류는 국제간의 문제이고, 우리의 것은 민족적인 사활 문제이다. 왜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우리를 싸고 도는 다른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면서 다뤄야 하나? 이것은 약소민족의 비운인가 아니면 우리는 아직도 사대적 근성인가?
우리는 1900년대 초의 우리 민족의 운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때 우리는 손 묶인 노예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고, 우리 주변의 강대국인 일본, 청나라, 러시아 그리고 미국간에 우리 나라를 어디다 팔 것인가가 흥정됐다. 그 후 36년만에 일본에 팔린 몸에서 풀려나려는 마당에 또 미국, 소련, 중국, 그리고 영국 등의 국제 흥정에서 38선의 비극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중공, 일본 그리고 소련 등이 우리의 운명을 놓고 정치적 흥정을 하는 듯한 인상이 풍겨서 자못 우울하다. 독일은 국제적 강대국의 알선을 구하지 않고 그들을 앞질러 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단의 길을 뚫고 벌써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아직도 강대국의 눈치를 보다가 그들이 저만치 가면 ‘나도!’하고 뒤따라야만 하는가! 우리는 민족자결을 내세우는 윌슨의 말을 힘입어 3·1운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그 운동을 외면했기에 우리의 피만 흘렸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번 민족자결을 해야 할 때가 왔나보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 어느 누구를 의지해서만 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애당초 시작부터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소식과 더불어 나는 이북에 가족을 두고와서 얼마 전에 결국 다른 여자와 결혼한 어떤 친구의 생각을 해야 했다. 만일에 38선이 열린다면 역사상 희유(稀有)의 희비극이 벌어질 것이다. 여류작가 송은희(宋媛熙) 씨가 일찍이 ‘분단’(分斷)이라는 단편을 쓴 일이 있다. 그녀는 이북에 아내를 두고 온 남자가 새로운 사랑이 움트려는 순간 장차 38선이 열릴 것을 앞당겨 상정하므로 오는 내적 고민 상을 리얼하게 그렸다. 민족적 분단과 그 안에 사는 실존적 분단, 아무리 실존적인 결단을 했다고 해도 이미 그 소설의 주인공은 민족의 운명 속에 교차된 인간이다.
어떤 노인들은 인터뷰에서 고향 땅을 밝게 될 환희와 더불어 산천은 의구(依舊)한데 변해졌을 젊은 세대를 걱정했다. 차단된 채 공산주의 훈련을 받은 20, 30대의 젊은이들과 자유진영의 일우에서 숨쉬던 이 땅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만나며, 그들이 합해서 장차 어떤 돌출구를 뚫고 나갈는지 궁금하다. 공산주의도 자본주의도 약소민족의 길은 아니다. 피는 어떤 이데올로기보다 진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든지 결국 하나로 될지 모르나 그렇다고 그저 저절로 되려니 하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정말 통일을 지상 과제로 한다면 공산국의 훈련을 받은 이북 젊은이들과의 대결과 결속을 위해서도 ‘공산당은 빨갱이보다 나쁘다!’식의 반공 교육은 지양해야 할 것이며, 적어도 학문적으로 마르크시즘이나 공산주의를 연구하도록 길이 열려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통일된 후의 지도 이념을 위해서 그것이 필요하다. 만일 아직도 경제적으로 부강하면 문제없다는 식의 아집을 갖는다면 차라리 분단, 그대로가 나을지도 모른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그리스도인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 그리스도교는 정부의 반공 정책의 테두리에서 일보도 내디디지 못했다. 종교적 차원은 적어도 정치적 차원을 넘어서야 할텐데 우리에게는 그런 용기와 노력이 없었다. 이제 38선이 열리면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어쩔 작정인가? 38선이 터지면 뿔뿔이 흩어져서 자기 교파의 교회를 세우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25년간의 공산주의 세뇌 작업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그리스도교의 진리는 여전히 산 것인지를 보여줄 중대 시험장에 돌입하려면 피나는 노력과 준비가 있어야 할게다. 그 과제는 가령 독일의 경우와도 다르다. 동독서는 여전히 대학들에 신학부가 있으며, 서독과의 신학적 교류를 계속했기 때문에 통일되어도 그리스도교가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북의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교를 말할 수 있는 전달의 매개물이 없다. 그러므로 불모지이다. 통일을 위한 그리스도교회는 시급히 공산주의 연구와 그 안에서의 선교 대책을 위한 연구 기관을 두어야 한다. 그것은 피상적인 연합 기구나 두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 공동으로 연구소를 두고 유능한 학자들과 자료를 수집할 자금을 마련해서 집중적인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어쩌면 통일이 잠들고 만성화된 한국의 그리스도교가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
하느님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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