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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무 선생님
 


  김재성 
 김재성의 <오실 그이> ―느낌이 있는 성서 읽기 2


제목 : 오실그이

김재성 지음
신국판/ 271쪽/ 8,000원        



머리말

느낌이 있는 성서 읽기 2

어느 늦가을에 마을 뒷동산에 올랐을 때의 일이다. 수풀 사이를 헤치고 지나와서 보니 바지에 무엇이 새까맣게 붙어 있었다. 도깨비바늘이라고 하는 것과 또 그와 비슷한 종류의 풀씨들이었다. 손으로 바지를 털려고 하는데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나 하나 손으로 집어서 떼어내야 했다. 자세히 보니 그 씨앗 하나 하나마다 아주 가는 발톱 같은 것이 있어서 그렇게 잘 달라붙을 수 있었다. 그것들을 하나 하나 떼어내는 동안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발이 없어 움직이지도 못하는 들풀이지만 저마다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만은 간절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데 어딜 가겠느냐고 하면서, 자기 처지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건만,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저 들풀들은 저렇게 적극적으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서 가는 것이다. 자기 몸을 변형시켜, 스치는 바람에도 날리도록 몸무게를 가볍게 하고, 거기에다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갈고리를 붙여 둔 것이다. 그래서 토끼든 다람쥐든 사람이든 간에 무엇이든 그 곁을 스치는 것이 있으면 달라붙고 한번 붙으면 등을 비비거나 손으로 떼어내기 전에는 떨어지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자기 집만 벗어나도 텃세가 두렵고 타관객지에서는 서러워서 못 살겠다고 하는데, 그것들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남에게 몸을 맡긴다. 산토끼가 가다가 떨어뜨리는 곳이 그것들이 도착하는 곳이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그저 믿음으로 간다. 그렇게 무계획하게 사는 것 같아도 내년 봄에 그것들이 피어날 때는 어디 하나 빠진 곳 없이 온 산과 들에서 가지런히 피어난다. 민들레 같은 것들은 얼마나 더 적극적인지 자기 씨앗에 솜털을 달아서 바람에 날린다. 그러면 발 없는 씨앗들이 바람을 타고 세상 어느 곳이나 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 없는 무인도는 있어도 풀이 없는 섬은 없는 것이다.
내 삶에서 우러나온 또 한 권의 성서 읽기를 내면서, 내가 하는 일이 꼭 저 민들레나 도깨비바늘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한 발도 있고 차도 있지만 우리가 움직이는 영역은 그다지 넓지 않다. 거의 매일 같은 산과 물가, 그리고 둑방을 거닐고, 서울을 왔다갔다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걸으면서 떠오른 좋은 생각을 밤늦도록 씨름하여 한 편의 글로 다듬어냈을 때, 그것은 내가 선 곳을 넘어서서 내가 알지 못하는 곳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까지 날아갈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래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보지 못한 사람에게서 내 글에 대한 소감과 격려의 말을 들을 때 난 내가 민들레씨가 되고 도깨비바늘이 되어 이 세상을 날아다니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민들레처럼 행복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살아 있음을 느끼면서 감사할 수 있었다. 이 책에 실린 글 하나 하나는 모두 이런 행복과 감사가 배어 있는 풀씨들이다.
이 책은 1999년 3월부터 2001년 3월까지 2년 동안 월간 『살림』에 연재한 것들을 중심으로 하고 지면에 발표하지 않은 원고 7편을 더하여 묶은 것이다. 〈느낌이 있는 성서 읽기〉 첫 번째 묶음인 『그 목수』를 내고 나서 독자들로부터 과분한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 이번에 내놓는 이 두 번째 묶음은 이런 사랑과 격려가 없었다면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목수』에서는, 화려하게 높임 받은 그리스도보다는, 우리와 가까이 있는 친근하고 정이 많은 역사의 예수를 밝혀 보려고 하였다. 이 책에서는, IMF 경제 위기와 세기말의 징후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 가운데서, 사람들이 자꾸만 정신적인 것이나 신비주의적인 것으로 빠져드는 현상들을 문제 삼았다. ‘오실 그이’인 예수는, 이 세상을 초월한 어떤 외계나 이상향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우리의 영혼만을 불러들이는, 영지주의자들의 구세주가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가난하고 굶주리고 우는 사람들에게 복을 선포하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분이다. 예수의 십자가는 허공이 아니라 이 땅 위에 굳게 세워졌다. 오실 그이가 임하실 곳도 바로 이 땅이다. 이런 생각들이 이 책에 모아져 있다.
이 글들이 또 하나의 민들레 씨앗들이 되어 멀리멀리 퍼지고, 봄이 오면 이곳저곳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게 되기를 꿈꾸어 본다.

2001년 2월
초월면에서 김 재 성




차례

느낌이 있는 성서 읽기 2    

1. 예수에겐 그때 그 사람이 없다

예수에겐 그때 그 사람이 없다    
지금 복 있는 사람    
기도의 의미    
용서, 받아들임    
빼앗을 수 없는 기쁨    
거리에 선 사람    
아브라함의 딸    
농부 마레이    
따뜻한 손    
복음을 위한 고난    
일을 맡는 기쁨    
오실 그이

2. 보고 싶은 얼굴

보고 싶은 얼굴    
힘의 근원    
고기 뷔페, 핸드폰 그리고 선악과
야곱 같은 삶을    
모세는 이집트 왕자가 아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쾌락    

3. 남는 것은 사랑뿐이다

남는 것은 사랑뿐이다    
품위 있게 사는 법    
큰바위 얼굴    
여행은 가는 동안이 더 재미있다    
환한 얼굴    

4. 이 땅에 뿌리를 내리는 영성

이 땅에 뿌리를 내리는 영성    
예수의 영성    
빠져드는 영성    
바울의 영성    
태와 젖가슴이 복이 있다?    
바구니 속의 바울  





2001년 신간 강원돈의 <살림의 경제>
신간『영성 발달을 위한 창의적 성서교육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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